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환자에 대하여 맥브라이드표를 유추적용하여 노동능력상실률을 인정하는 것이 위법한지 여부(= 적극)
【전 문】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두우앤이우 담당변호사 박동영 외 1인)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웰 담당변호사 조용균, 최원식, 김충래, 윤대기)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09. 8. 27. 선고 2007나23397 (본소), 23403 (반소)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일실수입에 관한 원고(반소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상고와 피고(반소원고)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민사소송에서의 인과관계는 자연과학적ㆍ의학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사회적·법적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므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과 경험칙에 비추어 어떠한 사실이 어떠한 결과의 발생을 초래하였다고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이 증명되면 인정되는 것이고, 그 증명은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아니할 정도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또 그것으로 족하다(대법원 1990. 6. 26. 선고 89다카7730 판결, 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다6714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우측 경추부 및 요추부 염좌, 상배부 과긴장, 우측 족관절 염좌 등으로 삼성외과의원에 입원하여 약물치료를 받고 퇴원하였으나 통증이 심해져 그 후 여러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었던 사실, 또한 피고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우측 상하지 반사성교감신경위축증(복합부위통증증후군Ⅰ형)으로 진단을 받고, 서울대학교병원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성상신경절 차단술 등을 시행 받았으나 증상이 크게 호전되지 않아 척수자극기 영구적 삽입술까지 시행 받은 사실, 원심의 분당서울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그 신체감정의는 피고의 증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사고와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인과관계를 긍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고 , 여기에 피고가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위와 같은 증상에 대한 치료를 받았다는 증거는 전혀 없는 점 등 피고의 증상의 발현시기와 이 사건 사고시기의 근접성, 피고의 치료 내역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사고와 피고의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은 없다.
나. 노동능력상실률이 과다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민사소송법 제202조가 선언하고 있는 자유심증주의는 형식적, 법률적 증거규칙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할 뿐 법관의 자의적 판단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실의 인정은 적법한 증거조사절차를 거친 증거능력 있는 증거에 의하여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하여야 하고, 사실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그 한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대법원 1982. 8. 24. 선고 82다카317 판결,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6다42610 판결 등 참조).
노동능력상실률은 단순한 의학적 신체기능장애율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종전 직업의 성질과 직업경력 및 기능숙련 정도, 신체기능장애 정도 및 유사직종이나 타직종에의 전업가능성과 그 확률, 기타 사회적, 경제적 조건 등을 모두 참작하여 경험칙에 따라 정한 수익상실률로서 법관의 자의가 배제된 합리적이고 객관성 있는 것임을 요한다(대법원 1987. 3. 10. 선고 86다카331 판결, 대법원 1987. 7. 21. 선고 87다카229 판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사고로 피고에게 복합부위통증증후군Ⅰ형의 장해가 남았고, 이는 맥브라이드의 후유장해에 대한 종합평가표상 척추손상 항목의 Ⅵ-C-b항(만성 류마티스성 또는 퇴행성질환-부분적 강직-흉추부)의 43%와 Ⅵ-C-c항(요추부)의 54%에 해당되어 73%의 노동능력을 영구적으로 상실하였다고 인정한 다음, 이를 기초로 피고의 일실수입 손해액을 산정하였다. 위 노동능력상실률은 원심법원의 신체감정촉탁 및 사실조회에 기하여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피고를 진료한 의사가 원심법원에 제출한 신체감정서 등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①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은 통증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질환으로서 그 진단에 사용되는 기준은, 수정된 국제통증학회(IASP) 기준,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A.M.A.) 신체장해평가지침(이하 'A.M.A. 지침'이라 한다) 제5판 기준, 제6판 기준 등 여러 기준이 있고, 의료계 내에서도 어떤 기준을 사용할지에 관하여 의견이 통일되어 있지 않은 사실, ② 맥브라이드표에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물론 통증에 대한 항목 자체가 전혀 없는 반면 A.M.A. 지침 제5판 및 제6판은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판정기준과 신체장애율을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③ 원심법원의 한국배상의학회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서는, '맥브라이드 방식에서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영구장애판정기준이나 항목이 없으므로 맥브라이드 방식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피고의 경우 A.M.A. 지침 제5판 기준으로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 아니지만, 이질통, 발한장애, 피부온도 변화 등으로 보아 A.M.A. 지침 제6판 기준으로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으며, A.M.A. 지침 제6판 방식으로 판정할 경우 노동능력상실률은 약 13% 정도이고,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진단되는 경우에도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장애가 영구적으로 지속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는 상태이며, 피고의 장애는 약 5년간의 한시장애로 인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사실, ④ 피고는 통증으로 인해 자가운전 및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으나, 식사, 옷입기, 씻기 등 기본적인 생활이 불가능하지는 않은 사실을 알 수 있다. 한편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통증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질환인데, 현대의학상 통증의 존부 및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점 등을 고려하면,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또는 그와 유사한 통증장해에 대해서, 따로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아무런 내용이 없어 기존의 항목 중 어떤 항목을 어느 정도로 유추적용하는지에 따라 판정결과에 현저한 차이가 발생하는 맥브라이드표를 사용하여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의 노동능력상실률을 평가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오로지 맥브라이드표만을 유추적용하여 복합부위통증증후군에 의한 노동능력상실률을 평가한 신체감정결과를 그대로 채택함으로써 피고의 노동능력상실률을 73%라고 단정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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