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깊어
가지 끝에 남아있는
낙엽마저 툭 떨어뜨리고
살얼음 겨울을 위해
찬란한 정열의 꽃을 피운 뒤
들과 산을 말끔히 비워 놓는다.
그러기에
가을이 무더기로 떠난다 하여
불붙은 단풍 빛이 사라진다고 하여
시린 발 구르며 슬퍼하지 말자
떠남미 아닌
이별의 헤어짐이 아닌
잠시 비워두는 자리라고 묻어두자.
홀로 지고 있는 가을
홀로 오고 있는 겨울
우리는 사소한 희망이라도
아리고 시린 가슴에 품어야 한다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므로.
-박은숙 / 사소한 희망이라도 -
'여가생활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리크리스마스 (0) | 2017.12.24 |
---|---|
[하루 좋은글]모든 것은 지나간다 (0) | 2017.12.16 |
[좋은글모음]말은 금보다 귀합니다 (0) | 2017.12.03 |
[오늘하루 좋은글]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글 (0) | 2017.11.26 |
[오늘하루 좋은글]이 계절이 너무 아름다워서 (0) | 2017.11.19 |